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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요일 갑작스런 여행

 

무시해왔던 누군가의 연락에 대해 푸념하듯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다 보니 어느날부턴가는 자연스럽게 반가운것마냥 연락을 주고 받게 되었다. 그런다고해서 내가 그에게 가지게 된 불신과 체념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진 것은 아니었는데 당췌 그 속을 알 수는 없지만 자꾸 만남에 대해 거론하기에 한번쯤 도깨비같은 만남으로 반복적인 불편한 이야기꺼리를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를 탔다던지 몇시에 도착할 거라든지 하는 메세지를 선뜻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친구들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주말에 기차를 타야겠다고 맘 먹었을 땐,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내게 현재 마음에서 정리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고 그것을 더이상 미루지 않아야 한다는 것, 단호하게 결심하고 밀어부쳐야 한다는 생각에 나 스스로를 위한 여행이 필요했기에...

 

대전쯤 내려가니 연락이 왔다. 그래서 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기차역에 내려서야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갑작스런 내 연락에 놀란 친구가 달려와줘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의 등장으로 친구와 저녁도 제대로 못먹고 헤어지게 되니 아쉬웠다. 아이들 주라고 양념치킨를 사서 손에 들려주고 돌아서는데 그간 친구에게 갖고 있던 서운함이 물거품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고 오히려 미안함만이 가득했다.

 

 

일요일이기에 꼭 올라가야만 했고 그래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간은 모래알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소모되고 있었다. 결국 기차표를 바꾸게 되었는데 그런 사정 속에서 느낀 실망감은 나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일까?

어쨌든 그래도 나름 괜찮은 기분의 술자리를 잠시 가지고 새벽열차에 몸을 실었다.

 

별 것 아닌 메세지였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순간 내가 당황하며 머뭇거려야 했던 두려움은 나를 또 한번 차갑게 식혀줬다.

'고마워요..' 이 말에 얼마나 많은 의미와 고민이 담긴 것인지, 그래서 얼마나 조심스럽게 건넨 것인지

그 순간 그는 조금이라도 눈치챘었을까?

 

 

동동주기운에 정신없이 잠이 든 나를 영등포까지 데려다 준 열차에서 내려 밖을 나오는데 거리의 노숙자들이 무섭고 위협적으로 느껴져 택시를 타고 들어가려다가 근처 패스트푸드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건널목을 건너 몇 미터 걷다가 문을 연 맥도널드 안은 먼저 도착한 지친 여행객들이 음료수 한 컵씩 주문하고 버티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서 노트를 펼치고 여행중의 이야기와 마음의 다짐등을 적어봤다.

 

이제 다녀온지 두 달이 되어가는

그 여행은 나에게서 몇 가지 정리를 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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